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 55회 1차시험에 첫 응시하여 불합격 통지를 받고,
2019년 56회 변리사1차시험에 재응시하였습니다.
다행히 가채점결과
산재법 82.5 민법 90 자연과학 75로 평균점수 80점 이상을 받아 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수기를 적기에 다소 부끄러운 점수이기도 하고, 합격 발표전이라 최종 합격 컷트라인을 알 수 없지만
1차시험을 처음 준비하시는 분, 다시 준비하시는 분들께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수기를 적습니다.
(수기는 전적으로 제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적는 것이기 때문에 수기를 읽으시는 분의 생각과 크게 다르다면 그 부분은 그냥 스킵하시고 읽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 들어가며
저는 서울에 있는 대학의 공대생이었습니다. 학부생활을 비교적 널널히 보낸 후 본격적인 진로탐색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모 대학원 연구실에 석사 진학의 뜻을 품고 학부연구생 생활을 몇달 하였지만 도저히 체질에 맞지 않아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2. 공부방법
[민법]
민법은 모든 1차생들의 입문과목이며 입문과목치곤 상당한 난이도, 생소함, 방대한 양을 가지고 있는 만만치 않은 과목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강의를 듣고 해당 파트의 문제를 풀어보면서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느낌을 받아 자신만만하게 산재법을 공부하다 결국 마지막에 민법이 발목을 잡으면서 1차시험에서 낙방하거나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저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에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민법의 기본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빠른 회독입니다. 제가 민법을 시작하면서 했던 가장 큰 착각이 어느정도만 이해하고 나머지는 암기하자 였습니다. 그러나,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는 암기는 당장 10분뒤에 보는 시험이 아니고서야 정말 비효율적이며 의미없는 공부법 입니다. 이는 뒤에 적을 특허법 공부방법과도 상응합니다. 여기서 '이해'란 조문의 취지를 이해하고, 판례의 취지 또는 (간단하게) 판례사안과 그에 따른 결론을 이해하는것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법리의 구조를 이해하는것이 궁극적 목표가 됩니다.
어느 강사를 듣던, 어느 교재를 보던, 특정 부분의 강의를 듣고 책을 회독하고 바로 문제를 풀게되면 변리사 기출은 물론,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진 변호사 민법 기출문제도 다소 쉽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착각입니다. 변리사 1차시험은 민법만 보는 시험이 아닙니다. 민법/특허상표디자인실용신안/물리화학생물지학 - 실로 8과목~9과목을 단 하루에 몰아보는 시험입니다. 이는 여타 시험과 비교하였을때도 매우 방대한 암기양을 요구하는 시험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 쉽게 풀린다고 하여, 1차시험 당일 민법 문제가 쉽게 느껴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조문과 판례의 취지와 법리를 이해한 후에 암기를 하여야 합니다. 법리를 이해하여 마치 수학의 공식처럼 대입하여 공부한다면 암기의 휘발성도 적어질 것이며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이 됩니다. 절대적으로 암기에 기댄 공부는 분명 한계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부한다면 나머지는 책을 회독하고 문제를 반복하여 푼다면 금세 안정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허법 1차]
특허법은 1차 시험에서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과목입니다.
타학원의 강의와 책으로 특허법의 첫 입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민법을 끝낸 후 다소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던 특허법이지만 결과는 하루에 3강도 듣기 힘들정도로 제겐 벅찼습니다.
실체법이 아닌 절차법이라 분명 낯설고 힘들거라는 샘플강의를 들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지쳤고 시험을 포기할까 라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첫번째 1차시험에서 특허법 점수가 크게 낮은 것은 아니었지만, 특허에 과도한 시간을 투자하는 바람에 다른 과목을 많이 놓치기도 하였고, 시험 직전까지 이해가 아닌 단순 암기량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에 스스로 큰 한계를 느낀 과목이었습니다.
두번째 1차시험을 준비하면서 조현중 변리사님의 기본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조 변리사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두번째 응시이기 때문에 기본강의는 굳이 수강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지만 기본부터 다지자는 생각으로 기본강의부터 조문강의 판례강의까지 모두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가장 추천하는 강의는 조현중 변리사님의 <조문특강>입니다.
조문특강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러니 하게도 어떠한 가공도 들어가지 않는 날것 그대로 법조문으로만 강의를 진행 한다는 것입니다. 모 강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거의 모든 특허강사들이 하는 강의는 조문과 판례를 버무린 강의입니다. 이러한 강의와 책은 빠른 시간내에 일정한 궤도의 점수까지 올리기는 쉽습니다. 방대한 두문자, 비교표 등을 통하여 암기하기 가장 최적의 교재임은 맞습니다.
그러나 특허법 전반에 대한 이해는 매우 부족하게 됩니다. 실제로 저처럼 특허법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아주 간단한 조문의 취지도 쉽게 생각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법조문-하위법령-판례로 이어지는 특허법의 기본 논리구조를 이해하지 않고 그 위에 쌓인 결과물만 피상적으로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조문특강은 24강 내외의 수업동안 조문의 취지와 도입배경을 하나하나 쉽게 설명해주는 강의입니다. 저처럼 책을 혼자 읽고 취지와 배경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매우 필요하고 효율적인 강의입니다. 절차총칙부터 시작하여 앞뒤 구조가 짜맞추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강의입니다.
앞서 민법에서 적었듯이,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은 단순암기는 절대, 절대, 고득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건 한번의 실패에서 나온 경험에 의한 결론입니다. 법과목은 논리와 그 취지를 이해하는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며 많은 시간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암기는 시험 당일 전날까지 가능하지만 취지이해는 미리 해두지 않으면 시간적으로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상표법,디자인보호법]
특허와 마찬가지로 조문의 취지를 바탕으로 공부하되, 판례의 결론과 법조문 함정에 주의해야하는 과목입니다. 방대한 양에 비해 1년에 고작 10문제만 출제되는 과목인지라 경향성이 없는 것이 경향입니다.
혹자는 상표와 디보법에서는 10문제 모두 맞추는게 정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주변 지인들의 결과를 보면 상표,디자인 전원 만점자는 매우 드물며 두 과목 모두 결코 쉽지 않은 과목임을 명심하고 공부를 시작하여야 합니다.
특히 디자인보호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변리사 1차에서 팽배한데 결코 만만히 보지 마시고 최소한 가을부턴 상표와 더불어 디보법도 시작하셔야 한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산업재산권법 공통]
기출문제가 중요함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기출문제만 푸는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어떤 수험생도 수능기출만 풀고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변리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객관식 시험은 지문의 OX를 가리는 시험입니다. 빈출되는 함정뿐만 아니라 낯설고 황당한 함정에 빠지는 연습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연습하면서 틀리는건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시험 당일에만 빠지지 않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반드시 조현중 변리사님의 모의고사문제 및 객관식 문제집 등을 풀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중요도에 있어 우선순위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것이 아니라, 객관식 문제집 풀이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과정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특허 상표 디자인 모두에 해당합니다.
사견이지만, 상표와 디자인은 기출문제로 충분하다는 말은 꽤나 무책임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기출만 풀어서 고득점이 나온 수험생들이 있겠습니다만 그것이 진리가 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자연과학]
지구과학은 필수, 나머지 3과목중 2과목을 주력으로 하는 공부방법이 대세입니다. 일응 타당한 말이라고 사료되지만 안정적 합격을 위해선 3.5과목 내지는 4과목 모두 공부하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물리)
2008~2015년도까지 대단히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공부를 한 사람과 안한 사람의 차이가 거의 없을정도로 난이도가 어렵고 풀이가 오래 걸리는 과목이었습니다만 최근 1차시험의 경향과 산업인력공단의 의지를 보아, 다소 쉽거나 적당한 난이도를 유지하여 출제되는 과목입니다.
다시말해 효율적으로 빈출파트를 공략한다면 무난히 6개이상은 맞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물포자, 물리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계신 분이라도 물리과목은 반드시 공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물리 시험의 특성상 아주 간단한 풀이방법만 안다면 실제 시험장에서 아주 적은 시간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적은 시간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주로 출제하는 것이 최근 경향이기 때문에 더더욱 추천드립니다
(화학)
극악의 난이도를 보이는 과목입니다. 55회시험에서 그 난이도의 정점을 보여주다 56회에서 다소 하락한 난이도를 보인 과목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면 무난히 풀어낼 수 있는 문제들이 주로 출제되지만, 변리사 1차시험에서 화학에 할당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0분 남짓임을 감안하였을 때 가장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과목임은 분명합니다.
물리보다 더 효율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0일을 공부했든 3일을 공부했든 실제 시험장에서 정확한 답을 골라낸다면 성공, 골라내지 못한다면 실패입니다. 너무도 잔인하지만 변리사 1차라는 시험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포기할 부분은 과감히 포기하면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사님의 말씀처럼, 무조건 나오는 파트가 정해져 있습니다. 해당 파트와 전형적인 유형의 문제부터 시작하여 종국적으로 전범위를 공부해나가는 루트를 추천드립니다
(생물)
변리사 1차의 안정적 합격을 위한 핵심적인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과학과 더불어 실제 시험장에서 문제당 풀이시간이 30초가 채 걸리지 않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됩니다. 다만, 생물과목의 너무너무너무 방대한 양 때문에 정확한 풀이가 어려운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포기하면 절대 안되는 과목입니다.
생물 과목의 베이스가 전혀 없으신 분들은 ebs강의로 생명과학1,2를 간단히라도 수강하고 변시 강의를 수강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임수현 강사님의 최종정리 강의와 변시기출문제집을 푼다면 실제 시험에서 익숙한 지문들이 다수 보일 것 입니다
(지구과학)
기본강의를 들으시고 기본서에 있는 문제와 기출문제를 푸시면 됩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강사님께서 일러주시는 "실제 시험장에서 지구과학 짱돌문제를 마주쳤을 때의 마음가짐"을 잘 기억해두십시오. 이번 56회 지구과학에서도 짱돌이라 불리는 문제가 2~3개 출제되었지만 강사님 마인드를 장착한 덕분인지 거의 틀리지 않았습니다.
지구과학은 오답률을 0개 또는 1개로 줄여야 하는 과목입니다. 내가 아는 건 옆사람도 알고 내가 모르는 건 옆사람도 모릅니다. 따라서 짱돌 문제를 만났을 때 차분히 정답을 골라내는 연습이 시험 직전에 반드시 필요해보입니다.
[공부스케줄]
아침8시에 독서실에 도착하여 밤 11시에 집에 가는 스케줄을 반복하였습니다
독서실에 거의 15시간동안 있었지만 순공부시간이 남들보다 많진 않습니다.
저는 맑은 정신에 공부를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졸리면 불끄고 편안히 잤습니다.
대신 시험 한달전부터 포스트잇을 이용하여 최대한 암기량을 붙잡아 두려 했습니다. 수면시간, 순공부시간에 스트레스를 받으시지 마시고 시험 직전까지의 암기와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강한 강의]
-조현중 기본강의/조문특강/판례강의
-OOO 조문특강
-OOO 50문제 반타작강의/분광학특강
오픈된 게시판 특성상, 구체적 교재명과 강사명, 수강한 모든 강의를 적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부탁드립니다.
고작 1차시험을 끝낸 (아직 발표전이지만...) 수험생이므로 잘못된 정보, 쓸데없는 고집등이
수기에 다수 섞여있을것입니다. 해당 부분에 대해서 미리 사과드리고 감사합니다.